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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피가 되는 비밀의 열쇠는 엽록소, 혈색소 닮은꼴 구조

이동찬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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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을 통해 본 모든 것의 이야기

에너지 생성과 생명의 유지

경향신문


 


에너지를 생성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데 있어 헤모글로빈과 엽록소는 매우 중요하다. 흥미롭게도 이 두 가지는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헤모글로빈의 중심원소가 철이고, 엽록소의 중심원소가 마그네슘이라는 차이를 제외하면 말이다. 20세기 초 리하르트 빌슈태터(Richard Willstatter)를 비롯한 독일의 화학자들은 헤모글로빈과 엽록소의 관계를 연구해, 헤모글로빈이 혈액 내 산소를 운반하는 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이와 같은 연구를 토대로 독일의 생화학자 한스 피셔(Hans Fischer)는 193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헤모글로빈이 산화되어 생기는 색소인 헤민(hemin)의 구성성분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혈색소의 구조를 밝히는 연구를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피셔의 노벨상 수상과 관련해 당시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화학위원회 위원장이던 쇠더바움(H. G. Soderbaum)은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지금 생명은 두 개의 색소, 즉 헤민과 엽록소 연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생명은 색소라고 할 수 있다. 혈색소로 인해 여러 조직에 산소가 운반되고, 엽록소로 인해 생명의 근본적인 과정이 구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의 생명색소에 대한 지식과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쇠더바움의 말처럼 헤모글로빈과 엽록소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와 산소를 생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이 두 가지는 상호작용을 하기도 한다. 20세기 초에 독일의 화학자들은 동물이나 인간이 엽록소를 섭취하면 엽록소의 마그네슘이 철로 치환되는 작용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나 말, 양 등 동물들이 풀을 먹으면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혈액이 만들어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엽록소가 헤모글로빈으로 변하면서 신체의 여러 기관에 산소가 공급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체내 노폐물이 제거되기도 한다. 최근 케일이나 브로콜리와 같은 야채를 섭취하는 식단이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이와 같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는 것이다.

식물의 광합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엽록소가 인체에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첫째, 엽록소에는 항산화효소가 있어 활성산소의 기능을 억제한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만든 산소는 호흡을 통해 인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몸속으로 전달된 산소는 세포 속으로 움직여 탄수화물과 지방을 산화시키는 데 사용된다. 산소는 에너지만 주는 것이 아니다. 산소가 탄수화물과 지방을 산화시킬 때 질병이나 노화를 야기하는 활성산소(oxygen free radical)라는 유해성 산소가 만들어진다. 엽록소가 체내로 섭취되면 항산화효소가 활성화되면서 이 활성산소에 대처할 수 있다.

둘째, 엽록소는 기억력 저하 및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신체에서 헤모글로빈으로 변하는 엽록소를 많이 섭취하면 산소 공급량이 증가한다. 이 말은 더 많은 양의 산소가 신체의 여러 기관으로 운반된다는 의미다. 특히 다른 기관보다 뇌에는 1000억개가 넘는 세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 그래서 뇌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량은 전체의 약 20%에 해당한다. 만약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집중력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심각한 경우에는 발달장애나 뇌성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기도 한다. 최근 연구결과에서는 엽록소 섭취를 통해 뇌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면 기억력 저하 및 치매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지막으로 엽록소는 해로운 세균의 성장과 발달을 억제함으로써 체내 독성 및 노폐물을 제거한다. 간을 정화시키고 혈당과 관련된 질환들을 회복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뿐만 아니라 체액을 pH 7 정도의 상태로 유지시킨다. 이는 약한 알칼리 상태인데 바로 인체의 면역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골디락스 조건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엽록소는 체질 개선 및 면역력 강화와도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다.

심해 열수구에서 탄생한 박테리아는 페리하이드라이트라는 산화 철광물을 통해 광합성을 시작했다. 그리고 점차 해수면으로 이동하면서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여러 종으로 진화했다. 4억7500만년 전 생명체가 바다에서 육지로 이동하면서 이후 새로운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이 발생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식물의 광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엽록소는 인간과 여러 동물의 신체에서 철을 함유한 헤모글로빈으로 변화하면서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고 산소를 신체 여러 기관으로 운반했다. 그야말로 철을 통해 발생하는 인간과 다양한 종들의 상호작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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